[Interview]유퀴즈 지하철택배원 스타트업 신입사원이 되다

SMART GIVER  남양주 위성피플팀 조용문


"때로는 세계의 위인들이 나이 80에 큰일을 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도 있다. 나에게도 그럴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만큼 오는 봄과 함께 선택과 도전을 하는 지금의 나의 마음은 상큼하다." - 2022년 3월 19일, [두핸즈]에서 생애 마지막 선택과 도전, 지하철 택배원 블로그

 


81세에 맞이한 봄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올해로 81세를 맞은 조용문 님은 지난 3월 스타트업인 '두핸즈'로 자리를 옮기며 자신의 블로그에 이렇게 소회를 남겼다. 블로거 '아침이슬'로 이미 유명인인 용문 님은 지난 12년간 지하철 택배원으로 일하며 느낀 일상의 경험을 블로그에 남겨왔다. 독자들에게 오랜 시간 따뜻한 일상의 감동을 전하던 용문님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 2월 TV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면서다. 


"유퀴즈에 출연한 것을 박찬재 대표와 직원들이 보고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주셨어요. 두핸즈는 사회적 대기업을 꿈꾼다는 점이 가장 와 닿았어요. 사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나이도 있고 근무 조건 등이 잘 맞아야 했거든요. 저에게 맞는 근무 조건 등을 제안했는데, 회사에서 잘 맞춰줘 함께하기로 했죠. 지금은 두핸즈 남양주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81세 지하철 택배원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용문님은 "두핸즈 남양주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81세 조용문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용문님이 지난 3월 합류를 결정한 두핸즈는 이커머스 풀필먼트 솔루션 '품고'를 운영하는 풀필먼트(통합물류관리) 스타트업으로 '사회적 대기업'을 목표로 한다. '두핸즈'라는 이름에는 산업 혁신을 통한 재무적 성과와 사회적 기업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설립 10년 만에 직원 수 250명, 직원 중 30%는 사회적 취약 계층 고용한다. 편의를 위해 '사회적 취약 계층'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내부에서는 동료라는 의미를 담아 '커넥터'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누적 투자액은 320억 원, 소셜 스타트업이 이 정도의 성과를 이룬 것은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런 회사의 진심이 통해 용문님이 '상큼한' 도전을 결심할 수 있었단다. 사실 12년간 몸담았던 곳을 떠나, 다시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결심이 결코 가벼웠을 리 없다. "솔직히 처음에는 별거 아니겠지 했어요. 다른 곳에서도 제안은 종종 있었거든요. 사실 처음에는 두핸즈의 제안도 거절했었어요. 하지만 재차 회사에서 권하더라고요. 와서 보니 회사 분위기도 좋고, 직원들 역시 진솔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한번 해보자' 했죠."


용문님이 맡은 업무는 직원들이 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 전반을 관리하는 일이다. "작업하는 직원들의 주위 환경이 깨끗해야 능률과 생산성이 늘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어요. 직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제 업무입니다. 요즘 가장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건 커피머신 관리예요. 기계 관리하는 방법을 새로 배워야 했는데, 일주일간 배웠는데도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런데 해보니까 또 어렵지 않던데요. 되더라고요. 스낵바 운영도 제가 합니다. 50개 이상 간식이 금요일마다 들어오는데, 어떤 간식이 맛있는지, 직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을 파악해 관리하는 일이죠. 정수기 관리도 하는데요. 처음에 의욕적으로 생수통을 교체하는 것까지 다 했는데, 무거운 것을 들고 내리고 일주일간 하다 보니 주말에 몸살이 났어요. 이건 무리다 싶어서 업무 교체를 신청했고요.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 체력적으로 힘든 면이 있더라고요. 저희는 자기 일을 알아서 해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지금은 나름대로 저에게 맞춰 업무 조절을 스스로 해서 하고 있어요."


용문님이 블로그에 남긴 두핸즈 남양주 센터의 스낵바와 회사에서 진행된 CEO와의 대화 모습 [사진 : 지하철택배원 블로그]


아무래도 생각만큼 체력이 따라주지 않은 점이 힘들지만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 나가는 중이다. 그렇게 시작한 회사 생활, 벌써 4개월 여 시간이 흘렀다. 처음 시작할 때 느꼈던 회사의 진심, 정말이었을까? '회사 생활 어떠시냐'는 간단한 질문에 벌써 쌓인 추억이 한가득이다. 


"즐거운 추억들이 벌써 많이 쌓였어요. 대표가 직접 직원들과 대화하고 소통을 하는 것도 좋았고요. 사실 대표와 직원들이라고 하면 데면데면할 수 있는데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웃으며 인사하는 행동들에서 회사가 추구하는 바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어요.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점심을 먹는 것들도 즐거워요. 택배 일을 할 때는 점심을 제대로 챙기기도 어려웠거든요. 가장 좋은 것 중 하나죠. 하다 보면 젊어졌다는 기분이 들어요. 주말에 소방 교육을 받았는데, 전에 회사에 다닐 때는 부서장으로 직원 교육만 시켜봤지 직접 해보진 못했거든요. 자진해서 직접 시원하게 물을 뿌려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용문님은 30년간 한국조폐공사에서 일하다, IMF의 찬 바람이 몰아치던 1997년, 정년퇴직을 1년 앞두고 명예퇴직을 했다. 1990년대의 한국조폐공사와 2022년의 두핸즈. 기업 규모도,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조직 문화도, 용문님의 세월이 흐른 만큼이나 다를 두 조직이다. "두핸즈가 사회적 대기업이라는 꿈을 이뤘으면 좋겠어요. 가장 큰 차이라면 조직문화인 것 같아요. 이곳은 직원들이 서로 이름을 불러요. 대표도 직원들도 서로 이름을 부르죠. 직원들이 저를 '용문님'이라고 부르는데, 그때 기분이 그렇게 좋아요. 서로 직위와 상관없이 존대하며 존중하는 문화가 정말 좋더라고요. 아 비슷한 점도 있네요. 조폐공사에서는 돈을 가득 싣고 다녔는데, 여기서는 물건들이 가득 실려 움직이죠. 이런 것도 재미있어요." 


인터뷰를 지켜보던 두핸즈 직원은 "두핸즈에서는 신입사원으로 업무를 배워나가는 중이지만, 삶에서는 인생 선배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그에게 배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의 삶이 알려지고 난 뒤, 블로그를 통해 고민 상담을 요청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단다. 그는 인내와 꾸준함을 이야기했다. "너무 성급하게 성과를 바라지 말고, 꾸준히 인내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직장생활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예요. 이웃과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고,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나쁘다고 생각하지 말고 신뢰를 쌓으면서요. 결과는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꾸준히 쌓아가면 노력한 만큼 보답이 온다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인생 선배로서 장담합니다."


말뿐인 조언이 아니다. 그의 삶이 그랬다. 한국조폐공사 앞 구두닦이로 시작해, 조폐공사에서 일용직, 상용직 경비원을 거쳐 사무직이 됐고, 한 부서의 장까지 올랐다. 그때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어림없는 일이라고? 명예퇴직 후 힘든 시절을 거쳐, 사라져가는 기억을 남기기 위해 그가 블로그에 첫 글을 올린 날은 2011년 5월 20일, 지금은 3,400여 개의 글이, 그의 11년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의 글에서 독자들이 감동을 얻는 것은, 삶을 대하는 그의 진심이 인내와 꾸준함으로 전달되기 때문은 아닐까? 



올해로 81세, 용문 님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건강하게 살다가 은퇴하는 것이 꿈입니다. 다시 지하철 택배를 하는 꿈도 꿔요. 지하철역 탐방이라는 카테고리로 금요일마다 글을 올리고 있는데요. 갔던 곳이라도 다시 가면 새로운 의미가 느껴질 것 같아요. 새로운 눈으로 사물을 보고 싶어요. 이런 생각도 두핸즈에서 일하며 깨닫게 됐어요. 지금 전 정말 행복합니다. 보람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진행한 6월 13일 밤 10시쯤. 지하철 택배원 블로그에는 비 오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맡은 업무를 마친 뒤, 인터뷰 장소인 선릉역 두핸즈 사무실까지의 여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들이 올라왔다. 


"신입 직원으로 입사하게 된 계기, 입사해서 했던 것, 느꼈던 것, 본 것, 생각했던 것 등에 대한 것을 신입 직원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내용에 대해 가감 없이 말했다. 인터뷰와 동영상을 여러 번 해 봤지만 항상 어렵고 부담스럽다. 마찬가지로 부담스럽지만 업무와 관련이 된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 그러므로 이 업무를 담당한 <컴퍼니 타임스>가 잘 편집해서 좋은 작품 수준으로 만들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낸 13일의 월요일 하루였다." - 2022년 6월 13일, 13일의 월요일을 보낸 이야기, 지하철 택배원 블로그


그의 진심과 간절함이, 부족한 글 안에 조금이라도 담겼을까? 그의 진심이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되길, 역시나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저작권은 잡플래닛과 컴퍼니타임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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