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눈 뜨면 회사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SMART GIVER  용인 출고팀 장철주


두핸즈는 지금도 누군가의 삶에 전환점을 만듭니다. 전체 구성원의 30%를 취약 계층에서 채용하며, 회사 내에서는 그분들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로 '커넥터'라고 칭하고 있는데요. 커넥터 철주님도 두핸즈와 만나서 IMF 때 무너진 삶을 일으켰다고 얘기합니다. 눈 뜨면 회사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철주님의 이야기를 지금 확인하세요.



안녕하세요, 철주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용인 센터 출고 1 섹터 파트장으로 일하고 있는 장철주라고 합니다. 


두핸즈에 입사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아주 어릴 때 취직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꽤 흔한 일이었어요. 모피 회사에서 10년 정도 기술자로 일을 하다가, 88 올림픽 이후에는 사장님이 개인 사정으로 사업을 물려줬는데 돈을 쓸어 담을 정도로 회사가 잘 나갔습니다. (웃음) 


그런데 1997년에 IMF가 터졌잖아요. 하필 모피는 전부 수입으로 들여오는데, 환율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오르면서 부도가 난 거죠.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2007년에는 '세상을 등지자.'는 생각을 할 정도로 죽고 싶었어요. 자연스럽게 술에 빠져 살면서 친구, 형제, 가족들도 다 등졌습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뎠는지 모르겠어요. 그때 우연히 충정로의 구세군 자활 센터를 소개 받았는데 두핸즈를 만났습니다. 덕분에 다시 삶을 일으킬 수 있었어요. 


쉼터에서 살면 굉장히 무능력해집니다. 살 이유는 없는데 눈 뜨면 씻을 수 있고 밥도 주잖아요. 운 좋게 취업해도 삼일 천하로 끝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못 버티고 다시 돌아오더라고요. 그런데 두핸즈는 달랐습니다. 사람들도 좋고 일도 너무 재밌었어요. 다들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적응하기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두핸즈는 어떤 부분이 달랐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모피 회사를 오래 운영했잖아요. 처음 두핸즈에 와서 박스 접는 일을 하는데 너무 쉽더라고요. 모피를 수, 출입하면서 박스를 엄청나게 취급했거든요. 딱 제 전공이었습니다.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열심히 하다 보니까 어느 날 조장님이 마무리 작업을 맡겨 주셨는데요. "장 선생님, 이것도 해주실래요?" 하고 업무를 주시던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이 회사는 한 때 세상을 등졌던 사람도 존중해주는구나, 이런 맛에 일하는 거지. 이런 맛에 사는 거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회사가 너무 빠르게 성장을 하다 보니까 제가 못 따라가겠어요. 유튜브 보면서 타자 치는 법이나 컴퓨터 활용 기초를 익히고 있는데 쉽지 않습니다. (웃음) 그래도 제가 모르는 게 생길 때마다 자식 같은 동료들이 친절하게 알려주는데요. 덕분에 최선을 다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입사하기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눈 뜨면 회사에 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출근 전에 치장도 조금 해야 하고 동료들이랑 대화하면서 점심도 먹고, 이런 작은 변화들이 큰 의미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또 지금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저도 잘 따라가면 같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앞으로의 제 모습이 기대되는 것도 엄청난 변화입니다.  


가족들도 너무 좋아합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하잖아요. 기둥이 무너지니까 애들도 많이 우울했을 텐데 아빠가 원위치 했잖아요.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서 돈도 잘 벌고 있고요. 사실 애들한테 용돈을 받는데 떳떳하게 받을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이 돈은 모아뒀다가 손녀에게 주려고요. 매일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철주님에게 두핸즈는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사는 이유인 것 같아요. 이전에 모피 회사를 운영한 것까지 합치면 17년째 일을 하고 있는데요. 지금이 제일 행복합니다. 두핸즈를 제 회사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서 화장실 청소도 하고 구석구석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이 나이에 젊은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요.